작년 중앙마라톤에 이어 두번째 도전하는 풀코스... 42.195 킬로미터...

열흘전부터 마라톤 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식은땀이 나더니만...

급기야.. 3일전부턴 허리가 많이 아팠습니다....

출전 전날.. 급히 송파명의 [김원장님] 을 찾아뵙고 침을 맞으며 최선을 다할 각오를 다졌습니다.

누가 들으면 피식하고 웃어버릴 얘기지만... 이번 동마의 목표는 sub-5 였습니다.

그런말이 있냐고요??? ... 있습니다... 암요.. 있고 말고요..

sub-5 를 위한 필승의 다짐을 하는 전야제도 했습니다..

6분 10초 워크브레이크 주법으로 ... sub-5 를 달성하자며 굳은 각오를 했습죠...

멤버는 김단비/신은정/김현우 .... 세명이서 sub-5 를 향한 투지를 불태웠습니다.

아... 카보로딩요??? 저게 대체 뭔 식단이냐고요.. ㅠㅠ

이게 그러니까... 원래 시작은 그거였는데...ㅠㅠ 분명 카보 로딩... 을 하려고 했는데...ㅠㅠ

침맞고 나서 식당을 찾다보니.. 어쩌다.. ㅠㅠ

아무튼.. 그렇게 한상 떡벌어지게... 차려 먹으며 다음날 필승을 기약했습니다... ^^

이윽고 날이 밝아.... 약속장소에 다들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출전선수반, 응원나오신분 반.... 정말 화기애애한 텐언더 였어요...

가자 텐언더~~!!! (저기로~~~)

여유있는 표정의 선배님들~~

오늘의 베스트 드레서~~~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상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필승 .......... 필상이 찾기..

여유로우신 표정들... ~~~

그런반면에..... 나.... 떨고있니... ㅠㅠ

"햇살 김영기 선생님" 의 썬크림 은.... 역시 최고입니다... ㅋㅋㅋ

그렇게... 그렇게... 화기 애애한 시간도 잠시...

에이스 그룹부터 출발을 시작하여... 명예의 전당 선배님들과 A,B 그룹이 떠나고....

드디어 주로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름 빡빡한 인파에 끼어서 6분 10초 페이스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의 반복....

다들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그룹이라 영 애매 하더라구요..

페이스 유지가 아니라 주변 러너들의 페이스에 말려서 같이 빨라졌다 느려졌다를 반복하고 ...^^

그래도... 중간에 화장실을 두번 간거 빼고는... 농땡이 안부리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35킬로 지점이 ... 제 동생 집 앞이어서... 동생이 응원을 나오기로 했었어요...

사실... 풀코스 뛰는사람이 가족중에 한명 있다는건.. 일반인(?)가정에선 참 신기한 일이거든요....

침 질질 흘리고 지나갈 35킬로 지점에서 가족의 힘으로 ................................ 라고 말하면 뻥이고요 ㅋㅋㅋ

하나도 안힘든척 하려고 저 멀리서부터 표정연기 연습하며 왔습니다..

유난히 다리가 길게나온 신은정이.... 제 동생이 사진찍는 재주가 있는지 처음알았네요.. ㅎㅎ

큰아빠 1등하세요~~~ 라고 말하던 우리 조카...

" 큰아빠 텐언더에서 뒤에서 1등 하셨단다..ㅠㅠ"

그렇게.. 그렇게 꿀물과 콜라를 얻어마시고 폭풍 기력회복후 잠실대교를 건넜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 잠실대교 한가운데에.... 웬 기린이 한명 펄쩍펄쩍 뛰며 우릴 반기더군요..

다름아닌... '정재형' 회원이었습니다... 기다리다기다리다 지쳐 마중을 나온거였습니다.

우리셋을 이끌고 동반주를 해주는데...

다리를 건너.... 36킬로를 지날때쯤.. 중마때 처럼 양 허벅지에 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장거리 훈련부족은 감출 수 가 없었습니다...

재형이의 폭풍 응원과 코치를 받으며 절룩절룩.... 한걸음씩 총총총 달렸습니다...

마치 한마리 어미새 처럼.... 자상하게 딱 붙어서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37킬로부터 멀어져 가는 신은정이와 김단비 선수....

그들과 함께 멀어져 가는 sub-5 의 꿈...

에휴...

이제야 고백하지만.... 사실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몸은 천근만근... 물에젖은 솜이불을 등에 짊어진듯.... 너무나 무겁고...

양 무릎과 고관절은 아파 죽겠는데... 허벅지엔 쥐가 나고..

끝끝내... 옆에 어미새처럼 붙어서

" 형~~ 후회 할순 없잖아요~!!! 조금만 쪼여 봐요~~~!!!! 화이팅!!!" 외치며

골인지점까지 같이 달려준 재형이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결국... 5시간 1분이 넘어서야 골인지점을 통과 했습니다..

가장 힘든 골인이었고.... 가장 고마운 골인이었으며... 가장 슬픈 골인이기도 했습니다..

다섯시간 내내 .... 정말 다섯시간 내내...

다섯시간 안에 들어오는것만 꿈꾸며 열심히 달렸는데... 1분여 차이로 실패하고 나니...

중간에 걸었던 한발짝 한발짝.... 중간에 마셨던 물한모금이 스쳐지나며 하나하나... 아쉽게만 느껴졌습니다..

중간에 화장실만 안갔어도.. 하며 후회를 해봅니다만... 이미 지나버린 다섯시간... ㅠㅠ

중마때보다 6분 정도를 단축한 기록이지만... 너무 아쉽네요..

더 열심히 훈련해서 다음 대회에선 꼭 다섯시간 안에 들어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뒷풀이 장소에 도착하니... "뜨아.... 역시 텐언더... "

선후배님들이 다들 놀라운 기록으로 완주 하셨더군요... 참... 부끄럽고....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한가족이 되어... 함께 식사를 하고..

몇몇은 남아서 따끈한 커피한잔씩 하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내일 쓰고싶지만...

내일 되면 이 감동과 반성의 기분이 지금만 못할거 같아서... 생생한 후기를 남깁니다...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끝까지 이끌어준 정재형회원에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 드립니다...

정말 가족같았고.. 형제 같았습니다...감사합니다.

제가 텐언더 회원임이 너무도 자랑스럽고....또한편으론 죄송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오늘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텐언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