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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17 11:08
생애 첫 하프마라톤(21K) 도전 - 고구려마라톤
 글쓴이 : 정재형 (106.♡.131.116)
조회 : 2,191   추천 : 0   비추천 : 0  
첫 경험이라는건 언제나 어리버리하게 하더군요.
경기전날 뭘 어떻게 입어야 할지 너무 고민되더군요..추울까? 더울까?? 보급품은 어디에 넣어야 하지?
결국 경기복을 입기로 하고, 경기복 상의 안에는 하양 쫄쫄이를 입기로 하였습니다.

대회당일.
출발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막 튀어나가더군요.
일단 저도 뛰어나가는 사람을 쫒아갔습니다. 첫 400m 랩타임이....1분 27초.
어? 빠르네? 근데 왜 안힘들지?라는 생각을 하며, 다른사람들과 섞여서 계속 뛰었습니다.
두번째 랩, 1분 26초. 어라...왜 이러지? 이러면 안되는데? 근데 이상하게 숨이 안찼습니다. 그래도 조금 속도를 늦춰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 첫 1Km 랩을 보니, 3분 42초. 이상하다..숨이 안차다..왜 이러지???
그때부터는 의도적으로 속도를 일부러 늦춰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번째 랩...1분 33초. 4번째 랩, 1분 32초...1분 33초...1분 34초...(400m 1분 36초는 4분/1km 페이스임)
의도적으로 페이스를 늦춰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뛰는데도 이상하게 조절이 안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같이 뛰던 사람들과 벌어지는걸 보면서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춘다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군요...에라 모르겠다...
숨이 안차니 그냥 뛰는데까지 그냥 뛰어보자라고 맘묵고 그냥 하프를 돌았습니다. 하프 10.5K 지점 돌때, 41분 26초였습니다.
이미 이렇게 뛴이상 얼마나 버틸까 궁금했습니다. 14Km까지는 별문제 없이 계속 갔습니다.

이 페이스는 14Km 이후에 갑자기 한번에 무뎌졌습니다. 전조 증상도 없었습니다.
(음...전조증상이라 한다면,,, 전 열심히 뛰고 있는데 같이 페이스를 맞추던 사람이 자꾸 멀어진다...근데 나는 숨이 안차다...속도를 내서 붙이려고해도 속도가 안난다. 시계를 보면 랩타임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앞사람이 빠른게 아니라 내 속도가 느려진거다...근데 왜 나는 숨이 안찬거지??? 이게 전조증상 같습니다.)

이상하게 숨은 안찼고 계속 같은 강도가 유지된다고 생각해서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에, 눈에 힘을 안주면 눈이 감길듯 정신이 오락가락했고, 일부러 정신차리려고 얼굴을 찡그리는 등,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16K지점까지, 어떻게 왔는지 정신이 없고 400m끊어 놓은 랩타임을 보니, 2:15초, 2:20초 (2분 20초는 5분 50초 페이스)로 확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상황에서 그만두어야 하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도 5킬로만 한번더 버텨보자라고 생각하고 꾸역꾸역 17Km 지점 넘어서까지 5분30초, 6분 페이스로 간것 같습니다.
 그때 보급대에 초코파이 조각들이 보였습니다. 허겁지겁 두어개 주워먹고...다시 뛰었습니다...일부러 보조가 떨어진거 같아..의도적으로 보조를 높였습니다. 초코파이 먹어서 그런지 혼미했던 정신이 조금 돌아온 것 같았습니다. 18-19Km지점 페이스가 4분 50초, 20K지점 3분 30초까지 회복되었고, 그 페이스로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최종기록은 1시간 33분 48초, 전반 41분, 후반 52분을 뛴것이지요..말도 안되는 구간별 기록차이.......ㅡ.ㅡ

뭐가 문제였을까?
1. 오바페이스
목표기록은 1시간 26분~27분이었습니다. 따라서, 4분10초 페이스로 뛰었어야 했습니다. 하프지점까지 4분으로 뛰었으니...초반 에너지 소모가 많이 컸었나 봅니다.
 * 근데 킬로당 10초 차이가 그렇게 큰 차이인가요? 미노스 부장님?

2. 부실한 보급
다른분들은 하프정도면 파워젤 2개정도면 된다는데,,, 전 파워젤 두 개 가지고 안되나봐요.....숨은 안차는데 한방에 갔다는건...보급이 부실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초코파이 먹고 살아났다는거....보급의 중요성.

3. 지나친 자신감
고구려 마라톤 앞두고 테스트 차원에서 화요일 저녁 10K를 38분 50초 무리 없이 뛰고 자신감이 한창 붙어 있었습니다....이것이 자만으로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지나친 자신감은...역시 자만이었습니다.

작년, 텐언더 들어와서 100Km 이상의 장거리 라이딩을 생전 처음 해봤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고개까지는 별무리 없이 잘 넘겼지만, 딱 100을 넘어가니 생전처음 이상하게 힘이 안들어가더라고요....그제 하프뛸 때의 몽롱한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그때 완전 에너지 고갈이라는 느낌을 처음 경험해보고, 그 이후로, 마일리지가 쌓여서인지 보급의 중요성을 깨달아서인지 많이 좋아진것같습니다.
올해는 런 하면서 이상한 경험 한번 해봤으니,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고구려 마라톤에서 열정을 보여주신 텐언더 선후배님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혁동 15-02-17 12:30
 221.♡.183.216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해도...보급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 못함~~~ㅋㅋ
재형아~~먹어야 사느니라~~이번 실패를 교훈삼아~~동아에선 싱글 해라~~ 찬일이랑 같이~~ㅋ
김광호 15-02-17 14:53
 123.♡.26.51  
퍼져도 내 베스트보나 좋네... ^^
박영준 15-02-17 17:58
 218.♡.155.65  
비전문가가 보기엔 위에 적은 스피드로 뛰었으면 워밍업을 좀 하고 뛰었으면(약 15~20분정도) 좋았을듯 싶고....

그게 아니라면 초반 3~5키로는 가능하면 페이스를 맞추거나 쬐끔 늦게 뛰었으면 더 좋았을듯 싶네....^^ 걍 뭐 그렇다고...ㅎㅎ

그래도 퍼져서 1시간 33분은 대단하다...^^
김현우 15-02-19 16:56
 14.♡.200.100  
진정 후기다운 후기~~!!!

그런데...

이렇게 마음에 와닿지 않는 후기는 살다살다 처음보네...

아니.. 4분 페이스로 뛰는데 숨이 안차더라는 얘기...

지치고 퍼져서 쪼코파이먹고 겨우 뛰어들어온게 1시간 33분... 음....

그건... 반칙이야 반칙... 케냐 나 나이지리아 뭐 그쪽애들 얘기 라고.... ㅠㅠ 부럽다... 흙.. 흙...



아무튼.... 재형이의 첫 하프완주를 축하하고..

올해 재형이의 하프 20분대 진입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짝짝짝짝 수고했어 재형아~~
정민호 15-02-20 15:36
 1.♡.16.79  
초반을 너무 공격적으로 뛴게 패인입니다.
킬로당 10초는 무쟈게 엄청난 페이스입니다.
오히려 초반 5k까지는, 비행기가 연이륙하듯이 일정고도(페이스)까지 올렸어야...
초반에 몇초 빨리 뛰면, 즉 연료과소비가 발생하고, 이 연료과소비는 근육무력증을 야기한다.. ㅠ 
이것이 bonk. hit the wall이지.

그래서, 10k레이스와 하프마라톤은 완전 다른 경기지.
1시간26~27분이 목표였다면, 4분10초/km로 페이스 세팅을 해서 쭈욱 뛰다가,
후반 3k정도 남겨 두고는 프로그레션런으로 쥐어짜야 함....

좋은 교훈의 레이스였다고 봄 ^^
박원섭 15-02-23 11:38
 183.♡.67.74  
뭐.. 할 말이 없네 ㅋㅋㅋ  그냥 축하한다.

다만. 초반 오바페이스는 맞고...  ㅎㅎㅎ
김홍완 15-02-24 22:27
 115.♡.183.29  
다음번 기록이 엄청 기대됩니다!!
첫 출전에... 초반 오버페이스...감안하더라도.....엄청난 기록이내요!!
멋지십니다!!!
윤석훈 15-02-24 23:16
 112.♡.236.66  
다음에는 초반 페이스 끝가지 유지하기 바란다. ㅎㅎ
제형인 잘 할수 있을겨~~~ 도전
이재호 15-02-25 00:30
 27.♡.163.42  
재형씨..

1) 랩타임을 400m 단위로 측정하는 것은 트랙위에서 훈련할 때 필요합니다. 다만, 도로위에서 마라톤경기를 할 때에는 1km 단위로 랩타임을 측정하고, 페이스 조절도 1km 구간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트레이닝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마라톤경기, 특히 10km나 하프경기에 출전하여 본인의 기록갱신을 시도할 때에는 최소한 일주일 전 부터 컨디션 및 식이조절 등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훈련량이 많아서 그 이전 부터 테이퍼링을 해야할 정도라면 훈련수준에 맞추어 준비기간을 잡으면 됩니다.(풀코스는 테이퍼링 기간을 3주 정도 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 경기기록으로 보아 재형씨가 처음부터 '4분/km' 페이스로 달렸다면 본인 예상기록, 혹은 그 보다 조금 일찍 무난하게 들어왔을 것 같네요. 오버페이스는 초반 무리한 레이스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구간별 랩타임이 들쭉날쭉 했던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게 분명합니다. 안정된 러너의 경우, 시계를 굳이 보지 않아도 자신의 1km 구간 평균기록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몇 초 이내 정도)

4) 마라톤은 그냥 무작정 뛰는 것이 아니라 대회코스 및 상황에 따라 '레이스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정민호 님이 지적한대로 후반 몇 km 즈음에서 프로그레션런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초반에 시간을 세이브했다가 후반에 버티는 전략으로 갈 것인지 등등...실제로 매우 다양한 선택방법이 있습니다(물론, 본인의 평소 훈련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과 전략을 마련하는게 중요합니다..^^)

다음 번 레이스가 기대되네요..
재형씨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