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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제일 사랑하는 그녀(2004 제주대회)
김민구  2005-01-24 00:09:25, H : 1,898, V : 128


지난 6월 22일, 그러니까 내가 JFK(뉴욕)/ANC(알라스카)비행을 다녀온 날 아침이다.
아침에 도착하여 회사 비상착수 훈련장에서 수영을 조금 하고 가려고 집에 안부전화를 하는데, 어머니 목소리가 좋지 못하다.
내용인 즉, 누나가 아프다는 내용인데 아직 검사결과도 안 나왔고 누나는 나와 함께 마라톤대회도 종종 나다니고 해서 별거 아니겠거니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원하고 있던 목동 이대 병원으로 향했다.
사흘을 검사만 하느라도 한끼도 먹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나를 보며 반기는 예쁜 우리 누나를 보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누나는 이내 피곤한지 깊은 잠에 빠져들고, 어머니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식을 들었다.
이렇게 예쁘고 건강한 누나가 암에 걸렸고, 너무 건강한 나머지 빠른 암세포의 전이로 거의 모든 내장에 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담당의사가 말하는 기간은 4~5개월.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미동도 할 수 없었다.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사람이 극한 슬픔에 달하면 눈물도 안나온다는 소설같은 얘기는 다 거짓말임을 알았다. 잠시 후부터 내 볼을 흐르는 눈물은 한참을 그칠 줄 몰랐다.
그날 6월 22일과 23일은 장마의 시작으로 비가 많이 왔다.

그 후로 운동을 처음 시작한 것은 바로 8월 초 즈음이다.
제주 참가를 위해 많은 갈등을 하고 또하고 결국은 참가를 결정하게 되었고 강화라이딩을 참석한 것이 그 처음이다. 남은 시간은 거의 1달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내 몸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그 1개월 보름정도의 시간동안 난 ‘운동’을 왜 사람들이 숨쉬기 운동과 비교하는지 알았다. 수영의 한 스트록, 싸이클의 한 페달링, 런도 5M이상 뛰어본 적이 없다.
내가 운동하지 않는다고 누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 줄은 나도 잘 알지만, 더 이상 운동은 내게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죄스러울 것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라이딩을 위해서 오랜만에 나의 자전거를 꺼낸다. 남들은 어떻게 잔차를 마련하는지 몰라도 내 잔차도 여느 잔차처럼 소중하다. 내가 군대있을때부터 받은 월급부터 학창시절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모든 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기특한 내 잔차를 쓰다듬으려하니 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이 녀석도 그동안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고 신호를 보내는지 여러군데 녹슨 부분이 보인다. 요번 여름이 습기가 많고 덥긴 더웠나보다. 페달부분, 체인 등등 목슨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
그렇게 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또한 전부 누나가 원해서, 허락해서, 그리고 보여주고 싶어서 할 뿐이다. 그 이상의 욕심도 없다.
불규칙한 출근 시간 때문에 일요일을 포함하는 주말을 쉬는 경우는 정말 드물지만, 요번 8월달은 그렇게 강화 라이딩을 2번이나(?) 할 수 있었다. 100KM가 넘는 거리를 처음으로 타다 보니까 정말 엉덩이도 아프고, 물만 들이키다 보니까 배가 정말 고팠다.
그 중에서 기억나는 것은 병일 선배님이 주신 맛있는 오이였는데...^^(병일 선배님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러다가 제주대회를 위해서 스케줄을 맞춘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었고 그 후로는 자전거를 탈 수 없었다.
런이라고는 달랑 Central Park를 3일 달려본 것이 전부여서 난 기어들어올 각오를 하고 있었다. 얼핏 시간을 보니까 남쪽에서 북쪽 할렘쪽으로 크게 돌면 15KM도 안되는 거리같다.
뉴욕이 계절이 막 바뀌는 계절이어서인지, 시차적응을 못해서인지 난 감기가 걸렸고, 제주 경기 내내 코를 풀어야했다.

처음으로 아이언스타라는 곳도 가봤고(물론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프로싸이클이라는 곳도 가봤다.
고마우신 황명배선배님의 봉고차에 자전거를 실으면서도 내가 제주에 가긴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계속 자전거만 쳐다보게 되었다. 아쉬움이 남는다. 더 타고 싶었는데...

그렇게 제주에 오게되었고, 난 2004년 제주국제아이언맨대회의 선수가 된다. 하늘을 쳐다본다.
저녁 즈음에는 비가 온다고 방송을 했는데, 지금은 여하튼 하늘이 파랗다. 그리고 생각한다. ‘천천히, 오버하지 않기’ 역시 연습 부족으로 여러 선배님으로부터 ‘10UNDER 화이링~~~~’을 들으며 먼저 보내드리고, 난 라이딩(?)을 즐긴다. 강한 맞바람에 내가 어디즈음 있다는 것은 잊은지 오래이고, 시간에 맞춰서 준비해간 스포츠젤을 부지런히 먹었다.
그리고 맞닥드린 돈내코 언덕. 솔직히 그 언덕이 돈내코 언덕인 줄 몰랐다. 그냥 저 언덕만 넘으면 내리막이려니 하고 무작정 페달링만 했지만, 내 기대는 여지없이 깨지고 왼쪽으로 살짝 내리막이 있으려고하다가 다시 업힐이다. 허흑~ 그렇게 계속 이어지는 제주도의 낙타등 같은 도로는 이어졌고, 런을 위해서 바꿈터에 들어오게 되었다.
먼저 들어오신 정석 선배님은 부랴부랴 챙겨서 나가셨고, 난 배가고파 남들이 먹다가 남긴 포도캔을 들이키며 런을 위한 준비를 했다. 근전환이 안 되서 땅바닥에 닿는 내 발의 느낌이 정말 이상하다. 언제 다시 마라톤 풀코스를 뛰겠나 하는 생각에 계속 땅만 쳐다보면서 뛰었다. 아니 걸었다. 보급소만 보이면 스폰지로 온몸을 적시면서 포카리 스웨트 한잔. 정말 잊을 수 없다. 그맛~
한 걸음이 두 걸음으로, 1M가 10M가 되면서 나는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했고, 난 철인이 되었다.


하느님은 들으셨는지 모르겠다. 내 기도를. 싸이클 페달을 굴리면서, 런할 때 한걸음 한걸음을 모두 기도했는데 말이다.
우리 누님 꼭 살려 주세요라고. 당신께서 뜻이 있어서 이땅에 내려보내셨으니까, 그 뜻을 다 할 수 있도록 같이 있게 해 달라고 말이다. 그렇게만 해 준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이런 고통은 얼마든지 더 이겨낼 수 있다고. 당신이 원한다면 달리다가 길거리에서 쓰러져 죽을 때까지 뛸 수 있다고 말이다.
2004년 8월 29일 밤에는 내가 기도하는 별 하나가 있었다.



나의 부족한 연습임에도 불구하고 완주한 것은 하느님의 힘이 컸지만, 난 단지 달리기만 했을 뿐이다. 완주한 것도, 더군다나 이 기록으로 들어온 것은 내게 과분할 정도이다.
나머지는 우리 텐언더의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대회에서도 안팍의 살림에 총력을 기울여 주신 남기연 총무님과 한정석 선배님, 애마 봉고를 이용하게 해주신 황명배 선배님, 그리고 불편한 배 이용으로 자전거를 이동해 주신 박동식 선배님, 동분서주 하면서 맛있는 것 많이 준비해 주신 성수 선배님, 맛있는 아침으로 든든한 배를 채워주신 송희 선배님, 곁에 항상 계셔도 든든한 10UNDER 공식 서포터 병일 선배님, 내 멋진 사진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우리 종광이(술못먹어 줘서 미안타 ㅎㅎ), 그리고 여러 형수님들, 아니 사모님들 (^^)~~~
여러분들이 계셔서 텐언더입니다.
그리고 여려분들이 계셔서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제게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아이언맨입니다.
GO FOR IT, 10UNDER!!!
aaaaaa (2007-07-18 11: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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